많은 이들이 코골이를 단지 ‘시끄러운 잠버릇’으로 여기기 마련이다. 실제로 배우자의 코골이 소리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해 갈등을 겪고 결국 각방 생활이나 이혼으로 이어지는 부부 사례까지 존재한다. 그러나 코골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. 코골이는 생활 속 불편을 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수면장애이기 때문이다.
코골이는 잠을 자는 동안 좁아진 기도를 공기가 힘겹게 통과하면서 발생한다. 이때 공기가 연구개나 혀뿌리 등의 조직을 떨리게 하여 특유의 소리를 내는 것이 바로 코골이다. 문제는 이 코골이가 심해질 경우 호흡 일시 정지 현상인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.
수면무호흡증은 기도가 일시적으로 막혀 호흡이 멎거나 불규칙해지는 증상이다. 이로써 혈중 산소 농도를 급격히 떨어뜨린다. 뇌와 심장은 산소와 혈류 공급이 필수적인 기관인데 이러한 산소 부족 현상 때문에 곧 심각한 건강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.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장기화되면 뇌졸중, 고혈압,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을 급격히 높이게 된다.
수면무호흡증은 외견상으로는 단순한 코골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면 중 수차례 질식 상태에 빠지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. 반복적인 무호흡 상태로 인해 체내 산소 공급이 끊기고 이로 인해 폐혈관이 수축되거나 폐동맥 고혈압까지 유발될 수 있다. 심박동이 불규칙해지면서 부정맥이 발생하고 심장 부담이 누적되면 심부전 위험도 증가한다.
또한 뇌 역시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세포 기능이 저하되고 결국 뇌졸중이나 인지기능 저하, 치매 위험에까지 이를 수 있다. 수면무호흡증이 소리 없는 암살자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.
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정밀한 진단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. 대표적인 진단법으로는 3D CT 검사와 수면다원검사가 있다. 이를 통해 환자 개개인 기도 구조와 수면 중 호흡 패턴을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.
진단 결과에 따라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양압기 치료, 구강내 장치 사용 등 비수술적 방법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. 반면 기도 협착이 원인이라면 기도를 넓히는 수술을 시행해야 할 수 있다. 특히 치료 전후로 여권케이스각인 호흡장애지수를 측정해 변화 양상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.
파트너이비인후과의원 변광현 원장은 “수면무호흡증과 코골이는 하루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 시간 동안 몸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강 위협 요인”이라며 “방치하면 심혈관계, 뇌혈관계 질환은 물론 당뇨나 만성 피로,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치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”고 전했다.